MB 청계재단, 교육청에 밝힌 매각 계획은‘사실상 거짓말’

이 명박 전 대통령이 재산을 환원해 설립한 장학재단인 청계재단이 계속되는 거짓말로 설립 취소 처분을 피해가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제17대 대통령선거 직전인 2007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히고, 2009년 영일빌딩을 포함해 395억8104만원 상당 빌딩 3채와 토지 등 사재를 출연해 장학재단인 청계재단을 설립했다. 이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이 빌딩을 담보로 빌린 우리은행 대출금 30억원에 대한 비용 부담도 재단으로 넘겨졌다. 재단은 이 대출금을 갚고 제세공과금을 내기 위한 명목으로 2009년 다시 우리은행에서 50억원을 빌렸다. 시교육청은 2009년 9월 당시 청계재단 법인 설립을 허가하면서 출연금에 포함된 이 전 대통령 채무 등 50억원을 2012년 9월까지 상환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었다.

청계재단은 지난 11월 1일 서울시교육청 측에 재단 소유인 양재동 영일빌딩을 150억원에 매각하는 가계약을 맺고, 건물을 매각한 돈으로 채무 50억원을 상환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서울시교육청 측은 이에 재단 설립 취소를 재고하기로 했다. 하지만 본지가 11월 26일 확인한 영일빌딩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여전히 빌딩은 청계재단 소유인 것으로 나타나, 청계재단 측이 교육청에 밝힌 매각 계획이 사실상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청계재단을 둘러싼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의 거짓말을 <선데이저널>이 추적해봤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이 명박 전 대통령은 2007년 대선 후보 시절 “선거 당락에 관계없이 앞으로 우리 내외가 살아갈 집 한 채를 제외한 전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BBK 실소유주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증폭되자 ‘재산 사회 환원’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대통령에 당선된  이 전 대통령은 2009년 7월 자신의 소유 건물 3채(서초동 영포빌딩, 대명주빌딩, 양재동 영일빌딩)를 출연해 장학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청계재단을 설립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상 꼼수라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건물 3채를 통틀어 감정가는 395억 원에 달했지만 건물에는 이 전 대통령 채무 64억 원(대출금 및 임대보증금 포함)이 걸려있었다. 이 돈은 이 전 대통령이 대부분 대선 과정에서 사용한 돈이었다. 청계재단은 당시 이 채무까지 포함해 기부처리하고, 나머지 331억 원을 자본금으로 설정했다. 그리고 2009년 9월 30일 부동산에 대한 등기이전 절차를 완료했다. 그로부터 보름 뒤, 청계재단은 대명주빌딩(서초동 1717-1)을 담보로 우리은행으로부터 50억 원을 대출 받았다. 이 전 대통령 채무를 떠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거액의 돈을 빌린 것이다.

장 학재단이 장학 사업보다 설립자의 빚을 갚는 사업을 최우선적으로 한 셈이기에 일각에서는 “납득할 수 없다”라는 반응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양도소득세’마저 재단에 넘긴 사실이 파악되기도 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재산과 담보된 채무를 증여할 경우, 법적으로 채무를 양도한 것으로 보고 증여자에게 양도소득세가 과세된다. 즉 채무 64억 원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이 전 대통령이 내야 하지만, 재단은 이 역시도 ‘대납’한다. 양도소득세를 재단이 납부하도록 이 전 대통령과 ‘특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재단은 2009년과 2010년 두 번에 걸쳐 양도소득세 ‘12억 3500여만 원’을 종로세무서에 납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계속된 채무 불이행

더 큰 문제는 청계재단이 이 전 대통령의 빚을 계속 갚지 않고 있다는 점이었다. 공익재단의 경우 재산을 담보로 한 채무는 주무관청에 허가 및 상환 계획을 제시하는 게 원칙이다. 청계재단 관리·감독 권한을 가진 서울시교육청은 재단 설립을 허가하면서, 2012년 9월 21일까지 채무를 상환하라고 청계재단에 통보했고, 청계재단 역시 이를 받아들였다.

 ▲ 2015년 11월 25일 현재 청계재단 소유의 영일빌딩 등기부등본. 재단은 이 빌딩을 11월 1일까지 팔아 50억원의 채무를 상환한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가계약을 맺어 조만간 매각이 이뤄질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으나,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한 바는 없다.

하 지만 청계재단이 장기 차입금 상환 기한이었던 2012년 9월21일까지 상환을 하지 않아 논란이 빚어졌다. 재단 설립 및 관리 업무를 강남교육지원청으로부터 이관받은 서울시교육청은 상환 기한을 석 달여 앞둔 2012년 6월 상환 촉구 공문을 재단 측에 보냈고 상환을 재차 요구했다. 하지만 청계재단은 상환 기한을 넘겨서도 장기 차입금을 갚지 못했다. 결국 2012년 11월 서울시교육청은 청계재단에 재발 방지(경고)를 전제로 2015년 11월1일까지 상환 기일을 한 차례 연장했다.  이 같은 상환연기에 대해 일각에서는 서울시교육청이 ‘특혜’를 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는 보수성향인 문용린 전 서울시 교육감이 재직 중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번째 상환 기한까지도 재단은 이를 지키지 않았다. 이틀 앞둔 10월30일 현재까지도 상환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일부 본국 언론에서는 청계재단이 영일빌딩 가계약을 마쳤다고 시교육청에 알려오면서 매각계획을 밝히면서 설립 취소 위기를 모면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언론은 청계재단은 지난달 26일 150억원 상당의 영일빌딩 매각 가계약을 마치고 채무 50억원의 상환계획을 시교육청에 보고했다고 보도했다. 시교육청은 이에 따라 그간 채무 상환 약속 불이행에 따른 설립취소 가능성은 사라졌으며, 채무로 인한 장학재단 운용상 문제도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로부터 딱 한 달이 지난 11월 25일 현재 청계재단은 여전히 영일빌딩을 매각하지 않은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확인됐다. 물론 가계약 금액과 정확한 본계약 체결 날짜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통상적 부동산 거래 관행상 가계약이 이뤄지고 빠른 시일 내에 본계약이 체결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본계약 체결이 지연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금고 의혹

그 럼에도 불구하고 교육청 측은 청계재단 측의 설립 취소 절차 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재단 측의 입장만을 대변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장기 차입금 상환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할 경우, 교육청은 실태조사 등 행정 절차를 거쳐 재단 설립 취소를 할 수 있다. 설립 취소를 하면 청계재단의 재산은 모두 서울시교육청에 귀속된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박홍근 의원이 입수한 지난 8월 ‘재단법인 청계 제2회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주무관청에서 10월 전에 채무에 대해 상환이행이 이루어 지지 않을시 재단에 면허를 취소하겠다고 경고를 하고 있다”며 “이에 재단에서는 150억 원에 매도를 의뢰하였으나 부동산 경기 침체 및 경기 불황으로 매수자와 접촉을 하여도 가격만 내리려고 하는 실정이므로 가격조정을 했으면 한다”라는 내용이 나온다.

부 동산 매각을 통해 장기 차입금의 상환이 이뤄진다고 해도 청계재단을 둘러싼 잡음이 쉽게 잦아들지 의문이다. 청계재단의 부실화 논란이 이미 여러 차례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대학교육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청계재단의 장학금 지급액은 최근 4년간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2014년 청계재단의 장학금 지급액은 3억2295만원으로, 2010년 청계재단의 장학금 지급액(6억1915만원)의 절반 수준이다. 또 이 전 대통령의 처남 김재정씨(2010년 사망)의 부인 권영미씨가 2010년 11월 다스 지분 5%(평가액 101억3800만원)를 기부한 것을 제외하면, 거액의 기부 수입도 없는 형편이다. 이 전 대통령의 사돈 기업인 한국타이어의 기부금 지급은 2012년부터 중단된 상황이다.

설립 후 현재까지 의무적으로 해야 할 공시도 엉터리였다. 자산총액이 5억원 이상인 공익법인(공익재단)은 결산 자료 등을 매년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그런데 청계재단이 국세청 홈택스(www.hometax.go.kr) 에 공시한 자료 중 ‘주식 등의 출연·취득·보유 및 처분 명세서(이하 명세서)’를 보면, 2013사업연도와 2014사업연도에는 엉뚱하게도 ㈜다스의 총발행 주식 수가 2027억 6000만주, 청계재단 보유 주식 수가 그 중 5%인 101억 3800만주로 돼 있다.

청계재단은 재단 설립 1년 4개월 만인 지난 2011년 1월에 다스로부터 전체 5%인 1만4900주(평가액 101억3800만원)를 기부받았다. 평가액을 보유주식 수로 잘못 등재한 것이다. 2012사업연도에는 ‘명세서’ 자체가 누락됐다. 더욱이 청계재단은 다스로부터 지난 2012사업연도에 1억 3122억원, 2013사업연도에 1억 1920억원, 2014사업연도에 1억 3410억원을 배당을 받았다. 하지만 국세청에 공시된 2013 및 2014사업연도 ‘명세서’를 보면 배당액이 0원으로 돼 있다. 특히, 2013사업연도 ‘공익법인 결산서류 등의 공시’ 항목에는 청계재단의 수입금액은 21억원인데 비해 필요경비는 0원으로 등재돼 있다. 건물관리비 및 인건비가 전혀 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면, 2014사업연도에는 필요경비가 20억원이나 됐다. 이처럼 매해 공시가 엉터리일 정도로 재단 관리가 엉망이었음이 드러난 셈이다.
결국 장학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청계재단은 이 전 대통령의 채무를 떠안으며 발생한 ‘나비효과’로 인해 장학사업은 둘째 치고 재단 존립까지 위협받고 있는 형국이다. 청계재단이 이 전 대통령의 ‘개인 금고’라는 의혹이 점점 현실로 나타나는 셈이다.

라차드 윤

출처: 선데이저널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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